[ai] 사내 코딩 에이전트의 등장

@codemaru · June 22, 2026 · 6 min read

내가 에이전트 방식으로 작업하기 시작한 게 작년 11월부터인 것 같다. 처음에는 코파일럿을 쓰다 클로드를 거쳐 지금은 코덱스를 사용한다. 올해 2월부터는 진심 거의 내가 하는 모든 작업이란, 레드마인에 있는 일감을 터미널로 붙여 넣는 작업이 전부였다. 그 복붙마저 좀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 레드마인에 마크다운으로 전체 내용을 다운로드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그러다 5월 즈음 결국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이 닭짓을 하고 있지. 그냥 이 터미널이 레드마인을 보면 될 것 아닌가? API가 없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그래서 5월 초부터 사내 코딩 에이전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코딩 에이전트라고 뭐 대단한 것이 있는 건 아니다. 사내 자료를 원활하게 공급하고 동작하는 환경을 구성해 준 게 전부였다. 결국 컨텍스트 공급과 하네스만 만들어 줬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 단순한 작업의 결과는 실로 놀랍기 그지없었다.

사내 코딩 에이전트의 이름을 안정화로 지었는데, 안정화는 2026-05-12에 처음 커밋을 올렸다. 그리고 지금 해당 저장소에는 내가 아직 리뷰를 못 마친 안정화가 제출한 PR이 널려 있다. 내가 일하면서 읽기 힘들 정도의 속도로 PR이 올라오는 건 처음 경험을 해 보았다. 그 덕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오늘 생각난 김에 심심해서 과연 에이전트는 얼마나 많은 작업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저장소 통계를 돌려봤다. 사내 사람 개발자는 지난 24개월 월평균 4.6개 PR 머지에 성공했고, 월평균 머지된 변경 라인 수는 543.6라인이었다. 에이전트는 두 달이 다 되지는 않았지만 두 달로 계산할 경우 월평균 82.5개의 PR 머지에 성공했고, 수정한 라인은 월평균 53,883라인이었다. 라인 수만 보면 인간 평균의 100배가량에 해당한다.

나는 저장소에 PR을 제출하지 않고 직접 작업해서 PR과 같은 단위로 비교하긴 힘들지만 에이전트를 사용하기 직전 24개월 동안 월평균 55.7개 커밋을 했고, 11,825.6라인을 수정했다. 라인 수 기준으로 나와 비교해도 얼추 5배는 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더 충격적인 건 머지된 코드 중 상당수는 내가 감히 코딩할 엄두도 못 냈던 것들 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 모든 통계는 단일 저장소 하나의 통계라는 게 더 충격적인 사실이다. 전체 저장소를 기준으로 통계를 뽑으면 우리를 더 초라하게 만들 뿐이란 생각이다.

창업한 지 얼추 만으로 20년이 되어 간다. 내가 인수인계를 인공지능에게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럼에도 지난 20년간 마주했던 그 어떤 사람보다 뛰어난 느낌이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그리고 대체로 6개월 후에는 훨씬 더 업그레이드된 녀석이 새롭게 등장할 것이다. 부디 영화 Her처럼 저세상으로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편리함을 한 번 경험한 이후로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을 테니 말이다.

끝으로 이 모든 이야기의 가장 놀라운 점은 사실은 에이전트 코드 그 자체도 제로베이스에서 에이전트가 전부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그 코드에 난 라인 하나, 변수 하나도 작성하지 않았다. 시스템 전체를 에이전트가 구축했고, 전체 코드도 에이전트가 작성한 그대로 실행 중이다. 내가 뭔 설계를 한 것도 아니고, 구조를 알려주지도 않았다. 내가 한 일은 단 하나, 내 의도를 프롬프트로 입력한 게 전부였다. 물론 그래서 에이전트 코드 내부는 개판 5분 전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어쨌든 적당히 잘 동작한다. 그리고 유지보수를 내가 할 것도 아니고, 그것 또한 에이전트가 하고 있으니 크게 문제될 것도 없다.

내가 에이전트가 요구한 것과 다르게 실행한 것이 하나 있다. 에이전트는 24GB/1TB 맥미니에 본인을 설치하기를 희망했는데 구하기가 힘들어서 16GB/512GB에 설치를 했다. 그리고 후회 중이다. 그냥 Pro를 살 걸 그랬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실로 마법 같은 2026년이다.

@code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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